Contact us
콘텐츠로 건너뛰기

“경찰 4번이나 출동했었지만”.. 천안 집단 학폭 가해자·피해자 분리한 건 ‘남중생’이었다

▼ 기사 이어보기 (+사진)

최근 초중생 30여명이 벌인 천안 집단 학폭 사건이 알려진 가운데 당시 경찰의 부실 대응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023년 11월 1일,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최근 천안에서 발생한 집단 폭행 사건에 연루된 초중생 20여 명을 공동폭행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들은 지난달 21일 오후 4시쯤 동남구 성황동 천안공업고 공사장에서 아산지역 중학교 1학년 A양과 천안지역 초등학교 5학년 B양을 집단으로 폭행했습니다.

가해자들은 폭행 전 장소를 SNS에 미리 공지했고, 이를 본 또래 학생 수십 명이 구경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이렇게 모인 30여 명의 학생들은 폭행에 가담하거나 옆에서 부추기는 등 폭행에 동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가해자들은 휴대폰으로 폭행 장면을 촬영하며 라이브 방송까지 하는 등 죄책감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가해자들은 여중생 A양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며 땅바닥에 내동댕이쳤고, 머리와 어깨·배·다리 등을 발로 차고 손으로 때리는 등 폭력을 이어갔습니다.

이들을 둘러싼 가해자들은 서로를 향해 “왜 안 때리냐”고 윽박지르면서 폭행에 가담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으며, 폭력의 강도가 세질수록 환호성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피해자 A양을 때릴 때마다 “X나 멋있어 XX!”, “그렇지!”, “X나 섹시해” 등이라고 칭찬했고 모두들 낄낄거리며 자랑거리로 여기는 듯했습니다.

이렇게 가해자들은 피해자들을 3시간 가량 끌고 다니며 폭행을 지속했고, 결국 여중생 A양은 뇌진탕 진단 및 정신적 충격을 받아 등교는 물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가해자들이 집단 학폭을 저지른 건 아산에 있는 중학교로 전학간 A양이 자신들에 대해 뒷담화를 했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일부 가해자들은 피해자와 알던 사이였으며, 폭행할 계획을 세운 뒤 A양을 거짓말로 천안의 한 공원으로 불러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가해자들은 A양과 함께 나온 초등학생 B양을 인적이 드문 공사장으로 데려가 폭행했습니다.

경찰과 교육청은 주변 13개 학교 13명 이상의 학생이 폭행에 직접 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나머지 20~30명은 폭행 장면을 구경하러 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가해자 대부분은 만 14세 미만인 형사 미성년자(촉법소년)로, 수사가 마무리돼도 검찰이 아닌 소년부로 송치될 전망입니다.